[단독] 두산건설, 큐캐피탈 컨소에 매각 계약 체결

입력 2021-11-19 13:44   수정 2021-11-19 17:03

이 기사는 11월 19일 13: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자회사인 두산건설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의 품에 안긴다. 매각이 성사되면서 두산그룹은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약정 조기졸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건설 지분 100% 중 54%를 큐캐피탈 컨소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한 뒤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앵커 투자자인 큐캐피탈과 함께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우리PE, 유진자산운용-신영증권PE부문으로 구성됐다. 두산그룹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디비씨(DBC)는 이들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A)에 1200억원을 투입해 중순위 출자자로 참여한다. 전체 거래금액은 2580억원이다. FI가 투입하는 금액은 큐캐피탈 900억원, 스카이레이크 300억, 유진-신영PE 180억원이다. 나머지 지분 46%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할 예정이다. 양측은 연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두산건설 매각은 지난해 대우산업개발과의 협상이 무산된 지 1년3개월 만이다. 최근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이 매각 성공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두산건설의 올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43억원으로, 전년 동기(238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두산그룹의 자구계획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두산그룹은 앞서 산은 등으로부터 3조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는 약정 체결 이후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 모트롤BG, 두산인프라코어 등 우량자산을 잇따라 매각했다. 남은 채무 잔액은 약 7000억원 수준이다.

두산그룹이 목표로 했던 재무약정 연내 졸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두산그룹은 이번 거래로 그룹의 재무위기를 촉발한 자회사 두산건설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앞서 지난 8월부터 향후 유동성 위기 재발을 확실하게 막으려면 두산건설 등 자산을 추가 매각해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중을 두산그룹 측에 계속 전해왔다. 산은은 두산건설 매각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연내 조기졸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이 역대 최단기간에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조기 졸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10년 내 조기 졸업에 성공한 사례는 2014년 산은과 약정을 체결했던 동국제강이 유일하다. 동국제강은 약정 체결 2년 후 졸업했다. 과거 금호그룹은 기한 내 경영 정상화에 실패해 약정에 따라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처분했다. 두산그룹이 연내 약정에 졸업하게 되면 지난해 6월 채권단 체제에 들어선 지 약 1년반 만이다.

큐캐피탈은 국내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다. 대표 투자건으로는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비비큐(BBQ), 노랑통닭, 영풍제지, 큐로CC, 가공목재 수입·유통 업체 케이원, 카카오VX 건 등이 있다.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원대 수준이다. 건설업 투자 경험은 없지만, 오랜 기간 두산건설 인수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건설경기 호황으로 두산건설도 실적을 회복하고 있어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인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업계에선 큐캐피탈이 전략적 투자자 없이 두산건설을 인수해 기존 경영진과 협업해 회사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레이크, 우리PE, 유진-신영PE 등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동박 업체 두산솔루스를 인수하면서 두산그룹과 인연을 맺은 운용사다. 올해 DS네트웍스와 함께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며 건설업 투자에 관심을 가져왔다.

두산그룹은 채권단 체제 조기졸업에 성공하면 내년에는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풍력과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신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전문가 출신인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임원을 영입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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